오랜만에 친구를 봤다.

친구가 부산에 있어 자주 보지 못하기에,
일이 끝난후의 피곤함도 잠시.
마음이 설렌다.

저녁메뉴 고르는데는 5분도 안걸리면서
수다떠느라 밥먹는 시간은 50분도 넘는다.

그동안 있었던 사소한 에피소드들,
연애이야기, 맛집이야기,
그 끝은 언제나 직장이야기.

"아 진짜... 이제 진짜로! 힘들어서 못해먹겠어. 아니 세상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오는데, 적자인게 말이 돼?
최저임금도 올랐는데 월급도 안올려주면서... 나 진지하게 제 2의 직업을 생각해야할 것 같아.."

"음. 그치. 나도 이 직업으로는 더이상 안될거 같아서 전에 일 그만둔거잖아."

"그치? 그래서 요즘 내가 하고싶은게 있어서 알아보고 있는데, 가격이 너무 비써서 망설여지고있어..."

내 말에 가만히 호응만 해주던 친구가, 한참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.

"근데 너 그거 알아? 너 저번에 나랑 만났을때도 똑같은 말 한거."

그 말 한마디가 너무 충격이었다.
내가 친구를 만난 게 거의 2년 전이니까,

'나는 2년동안 계속 말만 하고 이핑계 저핑계만 대며 앞으로 나아가진 않은건가?'

밥을 다 먹고 카페에 가서도 머릿속엔 계속 그 생각 뿐이었다.

2년이란 시간동안 내 친구는
2개의 새로운 수입원을 가지게 되었고,
술값으로 45만원은 아무렇지 않게 낼 정도로 돈을 잘 벌면서도,
평일에 날 보러 올라올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생긴 것이다.

"내가 생각할 땐, 300만원 그거 너 월급 2번 받으면 다 처리할 수 있는 돈이잖아. 난 새로운 일을 배우는데 그정도의 투자는 괜찮다고 보는데.."

그래도 난 안괜찮다.
여전히 300만원이란 돈은 나한테 너무 큰 돈이며 힘들면 금방 포기해버리는 내 성격상 언제 또 포기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다.
그래도 이번엔 말말하지 않고 제대로 한 번 시작해 보려 한다.

말만하며 받는 자기위안은 이제 그만.
죽이되던 밥이되던 그래 한 번 해 보자!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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